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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스콧 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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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강사의 죽음, 어쩌면 '희망의 감옥'이라는 이 사회 속에 남아있는 우리들의 초상인지도 모른다. 최승자의 시를 남기다...


희망의 감옥

최승자

1
내 희망이 문을 닫는 시각에
너는 기어코 두드린다.
나의 것보다 더욱 캄캄한 희망 혹은 절망으로.

벽도 내부도 없이
문만으로 서로 닫혀진
이 열린 희망의 감옥.

네 절망이 문을 닫는 시각에
나는 기어코 두드린다.
너의 것보다 더욱 캄캄한 절망 혹은 희망으로.

2

그대,헤매는 그림자
내 발목에 묶어맬 수 없으니,
그대 긴 악몽의 밤을,잠을,
내 깨어 있음으로 보완할 수 없으니,

형이여,사랑하는 형제여
부디 그대의 악몽을 딛고서
그대 본래의 빛으로 빛나라.

3

유혹이여 그때 스며들지 않았겠는가.
유혹이여 그때 스며들고 싶지 않았겠는가.
나는 안다
너의 유혹에 내가 굴복했음을,
나의 유혹에 마침내 너의 유혹이 굴복했음을.

저,내가 모르는
그러나 충분히 알고 있다고 느끼는
저 모든 삶의
의혹들에 관하여
기복들에 관하여
유혹이여 너는 스며들고 싶지 않았겠는가.
간단히 끝내주고 싶지 않았겠는가.

4

그렇다,가혹하다.
누가 이렇게 내 피를 빨아먹는 건지.
-그러나 나는 안다.
내가 내 피를 빨아먹었다는 것을,
빨아먹다 죽는다는 것을.
그러나 또 나는 안다.
내가 언제나 나이듯
내가 언제나 나의 남이라는 것을.
그리고 빨아먹다 죽은 나의 흡혈판으로
남들이 또 열심히 빨고 있으리라는 것을,
내 죽은 피를 남들이 또 열심히 빨고 있으리라는 것을.

5

어떻게 하라고 깊고 깊은
오리무중의 밤은 말하지 않는다.
밤은 단지 애매하게 손가락을 쳐들어보일 뿐이다.

그곳을 향해 나는 먼저
의문을 찾아나서야 하고
그리고 대답을 찾아나서야 한다.
대답에 이르기 전의
의문의 사냥꾼이 가야 할 길은
얼마나 머나먼가.

6

흰 새털구름이 떠 있는 동안은
그대의 이웃은 그대의 이웃.
그러나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하면
벌판엔 그대 혼자뿐
그리워 그리워
그대가 그 문을 두드리되
그 문은 언제나 닫혀 있더이다.

7

저 혼자 자유로워서는
새가 되지 못한다.
새가 되기 위해서는
새를 동경하는
수많은 다른 눈(眼)들이 있어야만 한다.

8

흙은 조금씩 조금씩
그러나 무한무한 증가한다.
우리가 무한무한 죽어가므로.
우리가 흙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우리가 흙을 생산하므로,
우리의 삶과 우리의 죽음으로써.

9

풍경을 닫아라,
오늘은 祭日.
이 세상은 관광지가 아니며
너의 방은 스쳐지나가는
열차의 창문이 아니다.
마지막으로,숨을 닫아라,
오늘은 亡日.
(주여,때가 가까왔나이다.
제발 이 때를 놓치지 마소서.
아니 제발 이 때를 놓쳐주소서.)

10

이 희망이 不可하다면
끝끝내 울지 않고,
비로소 활활 다 버리고
맨발로 가리라.
비로소 나의 끝을 위한
시작을 시작하리라.
이 희망이 결코 不可하다면.

11

비 온다,
비 간다.
사람 사는 골목 어디서나
흙 젖고 창틀 젖고
다시 마른다.
현재 미래 혹은 내세를 위해
어느 집에나 대문 있다.
어느 방에나 창문 있다.
............
............
말하기 싫다.
말하기 싫다는
말을 나는 말한다.

(희망은 감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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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포아리 2010/05/31 17:49Delete / ModifyReply
원래 희망은 고문이죠. ^^
지배계급의 가장 강력한 마취제 : 꿈과 희망이란 단어죠.
현명한 지배계급은 이명박같은 '샐러리맨 성공자'를 한 두명씩 허용해서 실제로는 불가능한 희망을 가지게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