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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스콧 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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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요즘은 단풍철이다. 하지만 올해는 날이 더워 아직까지 단풍이 제대로 들지 않았다. 그래도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가을 단풍을 보기위해 산으로 향한다.  

한국에서 산이라는 장소, 일상생활속에 자리잡고 있는 참 친숙한 공간이 아닌가 싶다. 특히 한국의 산은 도심 주변에 위치하고 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다. 그곳에 가면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계곡도 있고, 준비해온 음식을 모여 앉아 먹을 수 있는 너른 바위도 있다. 때로는 절에 들러 풍경소리를 들으며 명상에 잠길 수도 있다. 그렇게 사람과 산이 함께 하고 있다.

         [도봉산 우이암, 그리고 멀리 보이는 도시의 아파트촌 ⓒ 진욱. 2006.10.28]

어느 외국인은 한국의 산행 열풍이 유럽의 축구 열풍과도 같다는 말을 했다. 즉 한국의 산은 모든 사람들에게 빼 놓을 수 없는 또 다른 휴식공간이기도 하고 문화공간이기도 한 것이다. 특히 도시와 같이 소비만이 강요되는 공간에서 도시 노동자들에게 산은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산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많은 시간과 돈을 들이지 않고 산을 오르며 서로의 살아가는 정감을 나눌 수 있기도 하고 함께 삶을 기획할 수 있기도 하다.

이런 산이 산업화 과정, 그리고 그 이후 우리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왔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거칠지만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들은 모임의 계기가 되었다는 점과, 시대를 거치며 조금씩 변형되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화시기, 회사(공장)나 (사회-노동)운동단체나 산행 모임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있다. 하지만 당시 회사는 동원을 위한 단합의 수단으로, 운동단체 자체가 부정되던 당시 운동 조직은 합법적 모임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지금도 사람들이 모인다는 측면, 특히 자원동원의 측면에서 본다면 둘 다 동일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과 동일하지 않은 차이점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차이점은 무엇일까?

이 곳에는 간단하게 현재 모습의 스케치만 남긴다. 우선 외형상으로 차림이 동일해졌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소위말해 좀 있는 사람들이 아니면 등산복을 입지 않고 그저 가벼운 옷차림들이었다. 예컨대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 정도일 거다. 심지어 직장갈 때 차림 그대로 구두에 정장을 입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산에 가보면 거의 대부분 등산복에 등산화 그리고 등산용 가방을 메고 오른다. 등산복 색깔은 남자나 여자나 검은색이 주를 이루고 등산화는 남자는 밤색이나 회색, 여자는 붉은색이 주를 이룬다. 나도 최근에 그 등산복을 샀다.

산에 오르기. 전에는 산에 오르는 초입에 자리를 잡고 노래를 부르며 술을 마시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요새는 그 노래 소리가 많이 없어졌다. 다만 산을 오른 후 내려와 함께 산을 올랐던 사람들과 간단히 식사를 하고 헤어지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이건 나만이 바뀐 습관인지도 모를 일이다.

이러한 변화들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뭏든 다음 산행에서는 이것저것 더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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