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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스콧 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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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승이의 꿈 - 개인사업

작업을 하다가 헌승과 한 대의 담배를 피워 물었다. 그는 시간만 나면 담배를 피우자고 다가온다. 같은 조로 작업을 하는 입장에서 피할 수도 없는 일이다. 가끔은 시간 없다고 하며 담배 피우는 시간을 줄여 작업을 일찍 끝내려고 하지만 그는 작업을 일찍 끝내는 걸 별로 달가와하지 않는다. 일찍 해봐야 다른 일이 또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1-20분이라는 시간. 사실 잠깐 담배를 피우는 시간만해도 만만치 않은 시간이다.

담배를 피우며 헌승에게 나중에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물었다. 헌승이는 다니던 회사에 다시 들어갈 생각이라고 한다. 헌승이는 공조회사에 다니다가 왔다. 현재 그는 전문대에서 기계를 전공하고 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서는 공조기가 전공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공조기 회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나는 담배를 피우다가 헌승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나도 가끔 사람들에게 듣는 말이지만... 그는 졸업하면 공조회사에 다니다가 자영업을 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직장 생활은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 공조회사를 다닌 것도, 거기서 영업을  뛴 이유도 나중에 자영업을 하기 위해서 한 것이라고 한다.

자영업, 좋은 말로 개인사업... 이라는 헌승의 꿈.
한국 사회에서 자영업은 사회적 갈등을 흡수하는 버퍼 기능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퇴직한 중장년층은 남들처럼 벌어보겠다고 퇴직금에다가 가끔 대출까지 얻어 자영업을 시작한다. 청년들은 나중에 그렇게 자영업을 하는 것이 꿈이다. 하지만 자영업의 현실. 기술이 있어도 인맥이 없으면 한계가 있다. 그나마 기술도 없으면 체인점에 돈 퍼주고 피자집, 치킨집 등을 차려야 하는 우리 현실은 아닌가... 자영적 성격이 허구화되어 있는 현실을 어떻게 봐야할까...


한 번 가면 다시 돌아오기 힘든 파견

박씨 아저씨가 며칠 전부터 보이지 않는다. 상영관에 들어갔던 사람들이 일이 많다고 불평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나는 박씨 아저씨가 관두었다고 생각을 했다. 그가 있으면 그렇게까지 불만이 나오지는 않았다. 항상 묵묵히 맡은 일을 해내곤 하던 분이다.  

그렇게 박씨 아저씨는 가장 일을 열심히 한다. 말도 별로 없다. 하지만 일이 끝나면 작업장 안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해도 꼭 담배를 피운다. 그리고 사무실에 와서는 컵라면에 물을 붓고, 사무실 케비넷에 넣어두었던 소주나 막걸리를 꺼내 한 잔씩 하고는 했다.

알고보니 박씨 아저씨가 부천 사업장에서 사람을 구할 수 없어서 부천으로 며칠전부터 파견을 나간 것이다. 박씨 아저씨의 집은 동인천역 부근이다. 아저씨가 부천으로 가게 된 이유는 전철을 한 번만 타면 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전철을 타려면 마을버스를 타고 나와 전철을 갈아타야 한다. 그만큼 사업장까지 출퇴근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다. 밤샘 작업에 80여만원의 월급을 받으며, 출퇴근 시간만 두 세시간 허비하기에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수지가 맞지 않는 장사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부천으로 가기를 모두 거부했다고 한다. 박씨 아저씨는 전철을 집부근 동인천역에서 타면 부천역까지 곧바로 갈 수 있는 조건이다. 결국 박씨 아저씨가 부천 사업장으로 간 이유다. 부천에서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무리수를 둔 것이다. 그렇다고 급여를 올려주는 것도 아니다.

같이 일하던 사람들은 그런다. 팀장 얘기로는 한 6개월 한다고 하지만 한 번 가면 다시 오지 못할거라고... 그래도 이 곳에서 사람을 빼가면 반장쯤으로 승진을 시켜줄 것이라고 한다. 박씨는 일도 잘했으니까.... 재미있는 뒷담화다. 어쩌면 본인들 대신에 보낸 미안함에 대한 합리화 또는 위안의 표현들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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