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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스콧 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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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KBS 다큐멘터리 3일'을 보다. 가끔 보는 프로그램이지만 어제 방영한 '도시의 기억 - 서울 장사동 기계 공구 골목 72시간 ' 이라는 프로그램은 최근 본 다큐 중 가장 재미있게 봤던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은 나중에 사료로의 가치가 더 클 수 있다는 생각이다. 내게 시간이 허락된다면 이 프로그램과 같이 도시라는 장소 속에서 만들어지는 삶의 모습과 기억들을 정리해보고 싶다.

먼저 도시 속의 삶과 노동을 끄집어 내는 시각과 그걸 보여주는 방식이 건강하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방송에서는 대부분 도시의 삶과 노동을 깔끔한 정장차림의 화려한 모습만 보여주곤 했다. 한마디로 부풀려진 허구다. 그리고 이러한 부풀려진 허구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정상과 비정상에서 정상의 모습으로 받아들이게 해왔다. 하지만 그런 걸 볼 때마다 사람들은 한편으로 소외를 느낀다. 그리곤 삶을 오히려 고달프게 만든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는 가끔 허구를 벗는다. 이번 프로그램이 그런 모습 속에서 따뜻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이와 관련해 향후 쓸 수 있는 자료들을 추려서 남기다.  
[KBS 다큐멘터리 3일] - 도시관련 방영 프로그램 리스트 




얼핏 고종석이 쓴 '도시의 기억'이라는 책이 생각난다. 딱히 재미있는 책은 아니다. 읽다보면 고종석이 방문한 도시에 대한 기억이 아니라 그가 방문한 도시에 대한 그의 상식을 읽고 있는 기분이다. 뚝뚝 묻어나는 그의 상식과 교양이 오히려 허영같기도 하고 거부감이 들기도 하던 책이다. 하지만 서문에 그가 남긴 몇 마디에는 수긍이 간다.


도시들은 닮았다. 그러나 닮았으면서도 엄연히 다르다. 그 다름은 오래된 건축물이나 박물관의 유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다름은 비슷한 듯 보이는 일상 속의 도시인들, 그 시민들의 '영혼'속에도 있다. ... 그것은 그 도시들이 제가끔 겪은 역사의 중량 덕분이다. 역사의 울타리 속에 간직된 그 고갱이가 서울을 서울로 만들고, 서울 사람을 서울로 만든다. 나는 세계화로 환원되지 않는 그 고갱이를 그 도시의 '영혼'이라고 부르려 한다.
그러니, 영혼은 촌락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도시에도 있다. 사람들이 파리에서 무수한 화가들을 떠올리고 빈에서 무수한 음악가들을 떠올리는 것은 상투적인 만큼이나 정당하다.

*고종석(2008), 도시의 기억, 개마고원, pp.16-17.